[자연에 빠지기 #1] 동네 뒷산부터 사랑해야 한다 – Yvon Chouinard의 Let My People Go Surfing을 읽으며

 1. “나는 진정 자연을 사랑하는가?”

대다수의 사람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것 같다. 내 경우는 내가 하는 업무와 말 그리고 매일의 삶에서 느끼는 감정과 행동 간의 괴리로 인해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

그 시작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평생을 바칠 분야로 신재생에너지를 택했던 2011년 이었다. 군을 전역한 직후였던 그 때 이후 나는 줄곧 신재생에너지 관련 활동을 했고, 지금은 직업이 됐다.

그렇게 약 7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항상 마음 한 켠에는 ‘회의감’이 있었다. 내가 신재생에너지를 택한 이유이자, 신재생에너지의 존재 이유인 ‘자연에 대한 사랑’을 나는 과연 얼마나 매일 느끼고 있으며 실천 하고 있는 가?

2. “자연에 대한 사랑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자연에 대한 사랑을 얘기 하기 전에, 조금만 돌아가자. 나는 가치관와 철학이 분명한 기업을 사랑하며, 그 중에서도 친환경 가치를 표방하는 기업의 이야기는 더욱 관심이 간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가 의류 업체인 Patagonia이다. 창업자 Yvon Chouinard의 창업기와 그의 경영 철학을 담은 책, <Let My People Go Surfing>을 요즘 읽고 있다.

Let My People Go Surfing 외 Patagoina의 경영 활동을 다룬 책 2권이 Patagonia Business Library를 구성하고 있다.

 

Patagonia는 매출액의 1%를 매년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고, 그들의 광고에는 ‘우리 제품을 사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좋은 제품을 구입하여 오래 사용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소비 방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친환경적 가치를 위한 Patagoina의 첫번째 결정은 암벽등반가들이 암벽에 오르기 위해 망치질 하여 박아 넣던 Piton의 생산 및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이었다. 당시 Patagonia는 이미 미국 최대 아웃도어스포츠 장비 업체 였으며, 그 중에서도 바로 이 Piton 사업 부문에서 최대 매출을 얻고 있었다. Chouinard는 암벽등반 여행을 다녀와서 자신이 사랑했던 암벽들이 Piton에 의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며 과감히 Piton 부문 철수를 결정한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세계의 암벽등반가들에게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손으로 끼워넣고, 사용 후 철거할 수 있는 Chocks라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었다.  암벽에 등반가의 흔적이 남아서는 안된다는 ‘Clean Climbing’ 이라는 개념이었다.

이런 결정의 이면에 있는 경영 철학과 친환경 가치는 단순히 ‘Branding’이라는 목적 아래 쉽사리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와 구성원들의 자연에 대한 사랑과 이해, 그 진정성이 가능케 하는 것이다. 창업자인 Yvon Chouinard는 이제 막 걷기 시작했을 어린 시절부터 혼자 산과 바다를 돌아다니며 자연 속에서 성장했다. 사업은 그런 삶을 지속 하기 위한 수단이었지, 그의 인생 목적은 아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았기에, 자연히 자연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환경보호를 생각할 때면 보통 다큐멘터리나 책에서 본 북극의 빙하이나 북극곰, 아마존의 열대 우림을 떠올린다. 우리 곁에 있는 동네 뒷산이며, 작은 실개천, 그 곳의 작은 생명체들은 그 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런 고민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늘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동네 계양산, 계양산을 지나 가는 길에 푸르르게 서 있는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계양산에 골프장을 지으려던 계획을 온몸으로 막아낸 사람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자연에 대한 진정한 사랑은 더 많은 시간을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이해하게 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교환학생 시절 다녀온 국립공원 여행에서 내가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그것을 일상 속에서 찾을 필요가 있었고, 나는 찾기 어렵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는 어제 (17년 6월 10일) 드디어 용산가족공원으로 식물탐사트레킹을 다녀왔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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