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B][Let My People Go Surfing]파타고니아를 읽고 진정성을 고민하다

알라딘 구매 내역을 찾아보니, 2016년 9월 8일에 매거진B 파타고니아 편을 구매했다. Patagonia를 알게 된 지가 약 1년이 지난 것이다. 그 일년 동안 파타고니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여러 경로로 이 회사에 대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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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월 11일에 주문한 Patagonia Business Library가 무려 7개월이 지나 2017년 5월에 도착했다.
그리고 10월 2일 오늘까지 <Let My People Go Surfing>을 1번 읽고, 밑줄 친 부분을 다시 1번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을 종이에 옮겨적었다. 맘에 든 책을 필사하며 읽는 것은 군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간이 부족하니까. Magazine B의 B-cast에서 다룬 파타고니아 에피소드 2회도 물론 청취했다.

 

이렇게 많은 정성을 쏟으며 배우고자 했던 Brand, Patagonia.
창업자 Yvon Chouinard는 “Branding is telling who we are”라고 얘기한다.
내가 이 브랜드를 공부하며 읽고 들은 많은 것들이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파타고니아가 있기 전에, who we are, 즉, Yvon Chouinard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산과 들을 뛰놀며 독수리를 길들이고, 암벽등반을 하며 자랐다. 19살이던 1957년 무렵, 망치, 모루, 대장간로 등을 구입해 대장장이질(blacksmithing)을 독학하고, 중고 수확기(Harvester)의 날을 이용해서 스스로 쓸 암벽등반 못(piton)을 만들기 시작한다.
당시 개당 U$ 0.20 였던 유럽산 등반못에 비해, 그의 제품은 약 7배 비싼 U$ 1.5였지만 뚜렷한 장점이 있었다. 암벽에서 뽑아서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에 말에 따르면 고급 암벽등반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파이톤을 사용해야만 했다고 한다. 함께 암벽등반을 하던 지인들에게 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그의 제품은 날개 돋힌듯 팔리기 시작한다. 당시에는 암벽등반용품 시장이 워낙 작아서 경쟁자도 없었다고 한다. 1970년에 Patagonia의 전신 Chouinard Equipment는 미국 최대 등반용품회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얘기할 때, 파타고니아가 던지는 ‘메시지(“Don’t Buy this Jacket”)’나 ‘1% 기부’와 같은 사업 방식(Business Practice)를 주로 얘기하고 따라하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누가 어떻게 창업한 것인지에 먼저 주목해야한다. 그 다음에 창업자의 가치관과 철학을 다음 기업 철학이 나오고, 기업 철학에서 사업 방식이 나오는 것이다.

Chouinard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창업했다.

암벽등반을 하며 잔뼈가 굵은 그는 암벽등반가들이 뭘 원하는 지 알았고, 주변에 첫 고객이 되어줄 동료 등반가 고객들이 있었다.  여기에 더 나은 제품을 고안할 줄 아는 안목과 제품을 직접 만들어 낼 줄 아는 maker로서의 능력이 얹어지면서 사업이 시작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유명해 지기전에, 이미 Patagonia는 시장 1위를 차지할 만큼의 제품을 만들어 낼 역량을 갖춘 기업이었다.

특유의 철학과 가치관도 바로 Chouinard에서 비롯된다.

그는 평생을 자연에서 살았고, 사업은 그에게 그런 삶을 지속하기 위한 생계 수단이었다. 자연이 먼저였고, 사업은 나중이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눈 앞에서 환경이 파괴되기 시작하자, 그는 사업 방향을 돌린다. 아름다웠던 암벽들이 사람의 손에 의해, 그 자신이 만든 못에 의해 망가져 가는 것을 보며, 암벽을 내가 오르기 전의 모습 그대로 돌려 놓자는 Clean Climbing을 주장하기 시작한다. 매출의 70%를 일으키던 Piton사업을 철수하고, 벽에 박아 넣기보다 틈에 끼워넣는 형식의 Chock를 만들어 대안을 제시한다. 자연 안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을 키워온 그였기에, 그 자연을 지키기 위해 사업의 모습을 바꿔 가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성이 이런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형성 과정

그 외에 구체적인 Business Practice도 눈여겨볼 점이 많지만, 지금 내 시점에서 내가 눈여겨 보고 실천을 고민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지점들이었다.

파타고니아도 창업자의 진정성 있는 자아와 역량이 만나 탄생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자아 찾기, 30대로서의 목표인 이립에(而立)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기

자연을 사랑한다며 거창하게  ‘Save 남극이니 아마존이니’ 하지 말고, 우리동네 뒷산 우리나라 예쁜산들, 그리고 그 산에 나무며 풀부터 사랑하고 봐야 한다. 그래서 식물탐사트레킹과 캠핑을 떠났다. 가족 여행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조금 더 신경써봤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건 정말 너무 쉬웠다, 알면알수록 보려고하면 볼수로 정말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만났다. 쉽지 않은 것은 실천하는 것이다. 캠프나 캠핑을 떠나 정말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돌아온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계속 노력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원없이, 하지만 깊이 있게 좋아하기로 했다. 그게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모르지만, 그냥 재미있다. 그 예로 음식 중에 냉면 사랑이 있다. <냉면열전>책으로 얻은 지식을 뼈대 삼고, 근처에 맛집들을 다니며 얻은 경험을 얹어가고 있다. 너무 재미있다.

To be a Maker

Yvon Chouinard는 19살에 스스로 제품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애석하게도 나는 내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킬 수 있는 역량이 없다. 요즘은 Web Development를 공부하고 있고, 친구들과 시제품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파타고니아는 그렇게 내게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남았다. 나만의 진정성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게 된다면, 그 나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 마치 성경처럼, 두고 두고 계속.

진정성을 얘기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여기까지 얘기하고 끝난다면, 파타고니아 찬양으로 끝날텐데, 환경단체가 보는 파타고니아는 실제 어떤 업체일까? 잘은 모르지만, 그린피스에서 발간한 ‘아웃도어 장비에 사용된  유해 화학 물질’ 관련 보고서를 보고 다소 충격을 먹었었다. 파타고니아의 제품에서도 여지 없이 유해 화학물질이 발견 된 것. 친환경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모든 사람의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파타고니아 조차 쉽지 않다. 그러므로 함부로 친환경 등의 대의를 얘기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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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peace의 보고서 Leaving Traces(전체 보고서 보기: https://goo.gl/orJ5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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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빠지기 #3] 캠핑을 준비하며 – ‘주말엔 캠핑(성재희 윤영주 지음)’ 을 읽고

지난 주 토요일과 일요일, 경북 영천으로 첫 캠핑을 다녀 왔다.

나의 첫 캠핑을 준비하며 읽은 책이 네 권 있다. 두 권은 캠핑 관련 책이고 두 권은 내가 캠핑에가서 보고자 했던 숲과 나무 관련 책이다.

그 중 나에게 훌륭한 캠핑 입문서가 돼 준 ‘주말엔 캠핑(성재희 윤영주 저)’를 읽으며 느낀 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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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1명의 캠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가 누구와 왜 어떻게 어디로 떠나며, 가서 무엇을 하는지, 더불어 캠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장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저자인 성재희 윤영주 님께서는 머릿말에 캠핑이 대세, 주류, 유행이 됨에 따라 캠핑이 메뉴얼화 되고, 장비 위주의 문화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경계를 드러내셨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이유로 다양한 방법으로 캠핑을 즐기고 있는 11분을 선정하신 것이다.

캠핑 초보인 나도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말씀하신 것처럼 “넓게 파야 오래팔 수 있다”. 그렇게 획일적인 문화에서 그친다면 캠핑에 대한 열기는 금세 사그라 들 것이다. 내게 있어 캠핑의 본질은 자연과의 만남, 매일의 삶에서 한 발자욱 떨어져 그 시공간을 함께하는 사람과 공유하거나 혹은 혼자 오롯이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본질에 충실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우리 스스로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초심자로서 이 부분을 염두하며 캠핑을 준비했다. 필요 없는 요소와 장비는 과감히 포기했다. 예를 들면 침낭이다. 아직 초가을이므로 이불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 그랬다.

이렇게 필요한 전체 장비가 무엇인데, 그 중 내가 필요한 게 어떤 장비인지 선택하는 것 조차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책에서 정리한 기본 캠핑 기어 10과 11명의 캠퍼가 추천하는 장비와 그들의 생각을 보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됐다. 어떤 장비를 언제 왜 쓰는 지 알아야 선택이 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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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외에도 내가 이번 캠핑을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계획을 짰다.
인파는 피하고 싶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큰 의미를 두고 싶었다. 우리는 만나면 끊임 없이 얘기한다.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하여 서로 가감없이 얘기한다. 밤에 떠드느라 눈치 볼 필요 없는 장소를 원했다(생각해보니 예전에 미국에서 캠핑하다가 옆 텐트 사람에게 혼난 적이 있다.)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해 좋은 음악을 듣되,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영천에 유명한 임고강변캠핑장이 있지만, 그곳은 한 눈에 봐도 이런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텐트가 정말 빼곡했다. 대신 친구 아버님이 최근 마련한 주말 농장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인가가 없어서 우리에게 최적의 장소였다. 초보 캠핑자라 갑작스럽게 도움이 필요할 경우 친구 부모님 댁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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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1팀의 캠핑족들을 보며 앞으로의 내 캠핑에 대한 힌트나 바람을 몇 개 얻었는데 아래와 같다.

1) 몰려다니지 않기
2) 가족과 함께 하기(캠핑은 가족을 비롯해 인간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특효약 같은 느낌?)
3) 장비는 자신만의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것으로 하며, 하나를 신중히 사서 오래 오래 쓰는 것
4) 어떤 장비를 가지고 거기서 뭐했는지 보다, 그곳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이 중심이 되는 캠핑
5) 내 스타일은 자연에 보다 가까워지는 캠핑은 카누 캠핑이나 백패킹에 가까워질 것 같다.
6) 일본의 캠핑 문화가 우리보다 앞서 있다는 점. 서칭을 좀 해봐야겠다.

끝으로 많은 이들이 ‘자연’과의 교감을 위해 캠핑에 나서는데, 자연을 즐기자며 떠나서 자연을 훼손 시키거나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 됐다. 우리의 캠핑도 자연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고 싶었지만, 슆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하여 더 고민하고 실천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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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울진, 백암, 안동 여행기] 아름다움 편 – 우리 산과 건축

가족과 함께 단양에서 백암 온천으로, 그리고 안동을 다녀왔다. 다녀온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사진으로는 내가 본 아름다움의 100분에 1도 담지 못했다. 운전하면서 본 소백산맥의 멋은 그저 눈에 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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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행선지, 단양 제 1경 도담삼봉

 

처음 떠난 경북 여행 길에서 만난 산과 나무 그리고 안동에서 만난 우리 건축은 정말 놀라웠다.  정말 흠뻑 빠졌다. 나무 하나 하나는 마치 하느님이 제각기 빚은 작품인양 아름다웠고, 그 안에서 세월을 견뎌 온 우리 건축은 주변 산과 나무의 미관을 망치지 않고, 마치 함께 태어난 것처럼 조화의 멋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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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구주령에서 바라본 금장산.  산세와 그 산을 이루는 나무 하나 하나 모두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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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숙종 때 지어진 인공 호수 주산지. 사람들이 왕버드나무에만 빠져있을 때, 호수 건너 언덕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히 서있는 소나무에 끌려 찍었다.   

우리는 백암온천 한화리조트에서 첫 날을 보냈다. 단양에서 그리고 울진에서 산과 바다를 보았고, 비가 오던 둘쨋날 늦은 밤에 안동 하회마을에 위치한 지산고택에서 도착했다. 밤에는 날이 어두워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지만,  추적 추적 비오는 소리에 잠이 깨어 문을 여니 한옥 마을을 둘러싼 산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듬성 듬성한 비 구름이 산 위를 유유히 지나고 있었다. 그 밑에 응기 종기 모여 있는 한옥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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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한옥이 리조트보다 훨씬 좋았다. 여유를 즐기다가 오전 11시가 다 되어 우리는 길을 나설때, 이 고택을 오랜 세월 지켜오셨을 할머님께서 나오셨다. 짐을 싣는 동안은 먼저 와 우산을 챙겨주셨고, 우리가 떠날 때 ‘좋은 집 많은 데 우리 집을 찾아 주셔서 고맙다’며 인사 해 주셨다. 한옥마을 세계탈박물관을 들렸다가 유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으로 떠났다. 병산서원 가는 길부터 서원 안까지 배롱나무가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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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 배롱나무에 유리구슬처럼 맺혀 있는 빗방울

지도에만 보이던 굽이진 안동의 강물이 모습을 드러낼 때 놀랐고, 서원에 도착해서는 말로만 듣던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놀랐다. 그 곳의 산과 나무와 처음부터 함께 만들어 진 것인듯, 주변 산세와 너무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서원의 모습에 감탄하며 연신 사진을 찍으면서 ‘와’를 외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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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가족 여행은 태백산맥으로 가기로 벌써 정했다. 소백산맥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태백산맥은 더 놀라울 지 설레면서. 그리고 그 쪽 어딘가에도 한옥스테이가 가능 할 지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 나무, 산, 숲, 그리고 우리 건축. 너무 좋다.

 

[자연에 빠지기 #2] 식물탐사트레킹 – 용산가족공원을 다녀와서

나는 자연을 보다 진정성 있게 사랑하고 싶었고, 그 방법으로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자연부터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세히 알아보는 노력을 하고 싶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전 포스팅에서 보기)

하지만 혼자서는 안될 것 같았다. 혼자 뒷산에 오른다고 갑자기 뭐가 보이겠는가. 지난 여름 휴가가 생각났다. 가족과 떠난 속초 여행길에서 우리는 <설악산자생수목원>을 방문했고, 안내사님께서 그 곳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들을 소개해주셨다. 마지막에 소나무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 것을 든든히 바치고 있는 여백 덕분이라며, 인생까지 돌아볼 수 있는 감동의 코스였다. 그런 가이드가 내게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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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자생식물원의 안내사님은 일정 마지막에 이 풍경이 보이는 벤치에 우리를 앉히시고 도종환 시인의 <여백>을 인용하셨다. 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그 나무를 뒤에서 선명하게 바치고 있는 여백 덕분이라고. 삶에도 그런 여백이 있을 때, 더욱더 선명하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라고. 

 

마침 그때 독서토론모임에서 뵀었던 손장혁 형님께서 진행하시는 식물탐사트레킹(https://onoffmix.com/event/102396) 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보통 토요일 저녁에 나는 성당 주일학교에 나가야해서 시간이 없는데, 트레킹이 점심 때 쯤 진행되어 문제가 없었다. 딱이었다. 더 감사한 점은 그날 일종의 사고(?) 덕분에 국내 정상급 가드너님께서 세 분으로부터 3:1 과외를 받는 받는 호사를 누렸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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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트레킹에 참여하기 위해 인천에서 출발하며 라디오를 켜자 정말 신기하게도 마침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이 나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트레킹이 진행되는 동안 또 마침 가드너님께서 이 시를 언급하셔서 너무 놀랍고 신기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내 마음이 딱 그랬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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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이었다. 알면 알 수록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이제 보면 당연하지만) 꽃은 식물의 생식기관이라서, 그 화려함의 이유 역시 곤충을 유인학 위함이라는 점. 또, 곤충의 눈에는 흰/검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래의 꽃 같은 경우에는 우리 눈에 그냥 흰 색으로 보이지만 곤충들 눈에는 꽃분을 향해서 지시등(?)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식물을 키울 때의 팁도 많았다. 예를 들어 난이 꽃을 피운다는 것은 난이 거의 죽기 전이라는 뜻이다. 죽기 전 마지막 번식 노력인 셈이다. 트레킹을 다녀온 이후로 사무실 책상에서 키우는 다육이도 요렁있게 키우고 있다. 잎을 만져보고 물러진다 싶으면 물을 주는 것이다. 덕분에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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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놀라운 점은 ‘식물’ 문화의 넓고 깊음이다. 식물은 도처에 널려있다. 그리고 새로운 종이 계속 생겨난다. 게다가 식물은 기를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어서 이야깃 거리가 무궁 무진하다. 이번에 다녀온 용산가족공원도 사계절 중 언제 가느냐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줄 테니, 그 무궁무진함은 다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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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4시간 365일을 거의 인간끼리만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내가 모르는 곳에서 내가 모르는 이름의 식물들도 제 각기 바삐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그들이 사는 방식을 알면 알 수록 우리와 어딘가 닮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 수억년의 세월을 버텨내며 자연에서 익혀온 그들의 삶의 방식, 그 방식에 자체에 많은 의미들이 내포돼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런 확신은 내게 일종의 희망이다. ‘어떻게 살 것이냐’라는 고민이 여전히 많은 요즘, 그들을 통해 또 다른 그리고 보다 현명한 삶의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트레킹을 넘어 등산을 그리고 캠핑을 떠나 자연을 더 가까이하며, 더 자세히 오래 살펴보며 빠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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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식물탐사트레킹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온오프믹스에서 검색해 보세요! https://onoffmix.com/event/102396

 

‘지속가능성’에 대한 나의 진정성을 고민하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후원과 잡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 구독

지속가능성 혹은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얘기하며 산 게 벌써 6년이 됐다.

그 시작은 군생활이었다. 군 생활 2년 동안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고민했고, 2년 간 정리한 키워드가 ‘가치, 개척, 열정’이었다.

그 ‘가치’에 해당하는 게 친환경 혹은 지속가능성이었다. 어떤 일을 하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게 친환경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사실 그 당시엔 몰랐다.)

전역하고 한 달이 지나고서야 세 키워드의 교차점을 찾았다. 그게 신재생에너지였다. 그 이후로 만 6년이 흘렀고, 신재생에너지는 내 꿈이자 (내가 꿈꾸던 대로) 직업이 됐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냉정히 묻는다.
“나는 얼마나 지속가능석이나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대해 알고 있고, 고민하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가?”

이 가치에 대해 더 배우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사상으로서의 그 개념들에 더 깊이 다가가고, 삶으로 실천하고 싶었다. 그 공부와 실천의 방법론을 따지자면’사람’을 찾고 싶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그 길을 대학생으로서 함께 이들이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역시 나보다 먼저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닮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하기로 한 것은 두 가지: 환경단체 후원하기와 잡지 구독하기

첫째. 환경단체 후원하기
가장 먼저 찾은 단체는 (환경단체가 아닌)정치정당 녹색당이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친환경에 더 방점을 두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녹색당원 분들이 많다. 그래서 가장 먼저 고려한 단체가 녹색당이었다. 녹색당 사람들은 다 좋았는데 홈페이지에 걸린 정책공약에서 막혔다. 나는 아직까지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단순히 친환경을 넘어 경제 체제까지 고민하기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녹색당 가입은 그렇게 포기했다.

두 번째로 찾은 단체는 환경운동연합이었다.
활동영역도 좋고, 무엇보다 지역별로 후원자들의 모임이 잘 결성 돼 있어서 좋아보였다. 사람을 찾아 배우려고 하는 나의 방향과 잘 맞을 것 같았다. 결제창에서 ‘결제’버튼 누르기만 남겨놓았을 때 쯤, 환경단체가 여기 뿐인가? 다른 곳은 없을까? 싶을 때 떠오른 단체가 ‘그린피스’였다

그렇게 그린피스(Greenpeace)를 세번째로 찾았다, 결론적으로 이 단체를 지원하게 됐다.
우선 그린피스는 국제적인 단체다. 나는 언제나 ‘글로벌’이라는 방향성을 고려해왔다. 회사도 글로벌이라는 가치 반영하고 싶었고, 그래서 종합상사에 관심을 갖고 결국 일하게 됐다.
국제적 환경 단체라면 세계적인 스케일에서 여러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활동가나 후원자들과도 소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후원의 결정적인 이유는 그린피스의 ‘순환경제’ 혹은 ‘자원순환’ 캠페인이었다. 요즘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분야다. 조만간에 포스팅을 따로 하겠지만,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여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그 제품이 어떻게 폐기 되어야 하는지, 실제 어떻게 폐기 되는 지 등에 대해서는 정보를 접한 바가 없다.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 그리고 더불어서 폐기까지도 우리가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그린피스는 작년에 문제된 갤럭시 노트7의 리콜 사태의 결과물인 리콜 제품 폐기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혔고, 결국 제품이 무분별하게 폐기되는 것을 막았다. 활동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 보고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 대목에서 더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여기 였다.

그리고 그린피스와는 좋은 추억이 있다. 2012년 교환학생 떄도 학교 캠퍼스에서 캠페이너를 만나 한달에 30달러 정도씩을 지원하게 된 적이 있다.
캠페이너는 내게 책자와 스티커 등 선물을 주고 마지막 선물을 줘야하니 왼쪽팔을 위로 오른쪽팔을 아래로 벌려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나를 안았다. 이 지구를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뜻이었다. 그 포옹이 주는 따뜻함과 약간의 놀라움이 그린피스에 대한 호감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한국 그린피스의 단점은 후원자 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하다 못해 페이스북 그룹이라도 없을까, 있으면 그곳에서 내가 지역 모임이라도 작게 제안해 보고 싶었지만, 없었다
의외로 주변에 그린피스를 후원하고 있는 분을 두 분이나 발견했지만, 그 분들도 돈만 내고 있었다. 돈 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결국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많이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후원자들은 자주 만날 필요가 있다. 그린피스 측에 문의 하니, 마침 3월 1일에 캠페이너와 후원자들의 만남이 있어 가기로 했다. 조만간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진정성을 찾기 위한 두번째 활동은 잡지 구독이었다.
사실 이 분야에 어떤 잡지들이 있는 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다만, 군 시절 훈련소에서 E.F.슈마허의 를 퍽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있었는데, 아이폰 팟케스트 목록에서 동명의 팟케스트를 찾았다. 동명의 잡지가 한국에 있었던 것이다. 팟케스트는 시즌 1에서 중단 됐지만, 나는 최신 것부터 하나씩 듣기 시작했다.

이 잡지 역시 SolarFollowers가 그렇듯,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이야기이며, 그를 위해 가치와 사상을 파는 사람들이다. 이 잡지의 편집장(글모듬지기)는 이 잡지에 ‘세상을 바꾸자, 세상이 안바뀌면 우리라도 모여서 다르게 살아보자’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런 삶에 대한 의 저자 황대권님의 코멘트가 인상 깊었다. 세상에 변화를 꼭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으면 위험하다고, 나중에 허무해 질 수 있다고, 오히려 그저 그 삶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했다. 그의 버전으로는 매일 흙을 만질 수 있는 삶을 누린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운 매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고민하는 나의 진정성 있는 삶도 그렇다. 세상을 꼭 바꾼다기 보다는, 내가 세상을 더 즐겁게 그리고 더 누리면서 사는 방법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에 더 심도 있게 다가가고 싶다.

이 잡지와 단체들을 통해 배우게 될 ‘지속가능한’ 혹은 ‘생태적’ 삶의 개념과 사상 그리고 삶의 모습이 많겠지만, 나는 나를 중심에 놓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내가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한다면 그것은 가식이다. 지속될 수도 없다.

대신 이 책을 통해 나를 더 발견해 가고,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예를 들면 이번에 읽은 ‘쓸모있다면’호의 주제는 ‘업싸이클링’이다. 업싸이클링의 개념과 그 기반이 되는 사상은 제품의 생애 전체를 살펴 우리의 소비가 환경과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을 줄이자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에 애정을 갖고 오래쓰고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살펴보니, 겨우내 입은 내 코트와 패딩, 지갑 모두 전역 직후 2011년 초에 샀던 제품들.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내 소비 습관과 이 개념은 서로 맞닿아 있는 것 같다. 나의 이런 좋은면은 더 가꿀 수 있도록 해야 겠고, 반대로 구매를 더 신중하게, 그리고 환경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더 엄격하게 하는 방향으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