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B][Let My People Go Surfing]파타고니아를 읽고 진정성을 고민하다

알라딘 구매 내역을 찾아보니, 2016년 9월 8일에 매거진B 파타고니아 편을 구매했다. Patagonia를 알게 된 지가 약 1년이 지난 것이다. 그 일년 동안 파타고니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여러 경로로 이 회사에 대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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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월 11일에 주문한 Patagonia Business Library가 무려 7개월이 지나 2017년 5월에 도착했다.
그리고 10월 2일 오늘까지 <Let My People Go Surfing>을 1번 읽고, 밑줄 친 부분을 다시 1번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을 종이에 옮겨적었다. 맘에 든 책을 필사하며 읽는 것은 군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간이 부족하니까. Magazine B의 B-cast에서 다룬 파타고니아 에피소드 2회도 물론 청취했다.

 

이렇게 많은 정성을 쏟으며 배우고자 했던 Brand, Patagonia.
창업자 Yvon Chouinard는 “Branding is telling who we are”라고 얘기한다.
내가 이 브랜드를 공부하며 읽고 들은 많은 것들이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파타고니아가 있기 전에, who we are, 즉, Yvon Chouinard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산과 들을 뛰놀며 독수리를 길들이고, 암벽등반을 하며 자랐다. 19살이던 1957년 무렵, 망치, 모루, 대장간로 등을 구입해 대장장이질(blacksmithing)을 독학하고, 중고 수확기(Harvester)의 날을 이용해서 스스로 쓸 암벽등반 못(piton)을 만들기 시작한다.
당시 개당 U$ 0.20 였던 유럽산 등반못에 비해, 그의 제품은 약 7배 비싼 U$ 1.5였지만 뚜렷한 장점이 있었다. 암벽에서 뽑아서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에 말에 따르면 고급 암벽등반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파이톤을 사용해야만 했다고 한다. 함께 암벽등반을 하던 지인들에게 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그의 제품은 날개 돋힌듯 팔리기 시작한다. 당시에는 암벽등반용품 시장이 워낙 작아서 경쟁자도 없었다고 한다. 1970년에 Patagonia의 전신 Chouinard Equipment는 미국 최대 등반용품회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얘기할 때, 파타고니아가 던지는 ‘메시지(“Don’t Buy this Jacket”)’나 ‘1% 기부’와 같은 사업 방식(Business Practice)를 주로 얘기하고 따라하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누가 어떻게 창업한 것인지에 먼저 주목해야한다. 그 다음에 창업자의 가치관과 철학을 다음 기업 철학이 나오고, 기업 철학에서 사업 방식이 나오는 것이다.

Chouinard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창업했다.

암벽등반을 하며 잔뼈가 굵은 그는 암벽등반가들이 뭘 원하는 지 알았고, 주변에 첫 고객이 되어줄 동료 등반가 고객들이 있었다.  여기에 더 나은 제품을 고안할 줄 아는 안목과 제품을 직접 만들어 낼 줄 아는 maker로서의 능력이 얹어지면서 사업이 시작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유명해 지기전에, 이미 Patagonia는 시장 1위를 차지할 만큼의 제품을 만들어 낼 역량을 갖춘 기업이었다.

특유의 철학과 가치관도 바로 Chouinard에서 비롯된다.

그는 평생을 자연에서 살았고, 사업은 그에게 그런 삶을 지속하기 위한 생계 수단이었다. 자연이 먼저였고, 사업은 나중이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눈 앞에서 환경이 파괴되기 시작하자, 그는 사업 방향을 돌린다. 아름다웠던 암벽들이 사람의 손에 의해, 그 자신이 만든 못에 의해 망가져 가는 것을 보며, 암벽을 내가 오르기 전의 모습 그대로 돌려 놓자는 Clean Climbing을 주장하기 시작한다. 매출의 70%를 일으키던 Piton사업을 철수하고, 벽에 박아 넣기보다 틈에 끼워넣는 형식의 Chock를 만들어 대안을 제시한다. 자연 안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을 키워온 그였기에, 그 자연을 지키기 위해 사업의 모습을 바꿔 가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성이 이런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형성 과정

그 외에 구체적인 Business Practice도 눈여겨볼 점이 많지만, 지금 내 시점에서 내가 눈여겨 보고 실천을 고민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지점들이었다.

파타고니아도 창업자의 진정성 있는 자아와 역량이 만나 탄생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자아 찾기, 30대로서의 목표인 이립에(而立)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기

자연을 사랑한다며 거창하게  ‘Save 남극이니 아마존이니’ 하지 말고, 우리동네 뒷산 우리나라 예쁜산들, 그리고 그 산에 나무며 풀부터 사랑하고 봐야 한다. 그래서 식물탐사트레킹과 캠핑을 떠났다. 가족 여행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조금 더 신경써봤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건 정말 너무 쉬웠다, 알면알수록 보려고하면 볼수로 정말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만났다. 쉽지 않은 것은 실천하는 것이다. 캠프나 캠핑을 떠나 정말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돌아온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계속 노력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원없이, 하지만 깊이 있게 좋아하기로 했다. 그게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모르지만, 그냥 재미있다. 그 예로 음식 중에 냉면 사랑이 있다. <냉면열전>책으로 얻은 지식을 뼈대 삼고, 근처에 맛집들을 다니며 얻은 경험을 얹어가고 있다. 너무 재미있다.

To be a Maker

Yvon Chouinard는 19살에 스스로 제품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애석하게도 나는 내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킬 수 있는 역량이 없다. 요즘은 Web Development를 공부하고 있고, 친구들과 시제품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파타고니아는 그렇게 내게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남았다. 나만의 진정성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게 된다면, 그 나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 마치 성경처럼, 두고 두고 계속.

진정성을 얘기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여기까지 얘기하고 끝난다면, 파타고니아 찬양으로 끝날텐데, 환경단체가 보는 파타고니아는 실제 어떤 업체일까? 잘은 모르지만, 그린피스에서 발간한 ‘아웃도어 장비에 사용된  유해 화학 물질’ 관련 보고서를 보고 다소 충격을 먹었었다. 파타고니아의 제품에서도 여지 없이 유해 화학물질이 발견 된 것. 친환경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모든 사람의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파타고니아 조차 쉽지 않다. 그러므로 함부로 친환경 등의 대의를 얘기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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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peace의 보고서 Leaving Traces(전체 보고서 보기: https://goo.gl/orJ5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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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빠지기 #4] [MAGAZINE B 읽기 – 2] 캠핑을 준비하며 – NO.3 SNOWPEAK편을 읽고

매월 하나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잡지 Magazine B. 이 잡지가 세번째 소개했던 브랜드가 바로 Snowpeak였다. 매거진B 매니아인 나에게도 그런 브랜드(혹은 호)가 있다. 매거진B가 다룬 잡지 리스트를 쭉~ 보면서 “과연 내가 이 브랜드를 다룬 호를 구입해서 읽을 일이 있을까?” 싶은 브랜드. 캠핑에 관심을 갖기 전에 스노우피크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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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캠핑에 관심을 가지면서 바로 가장 먼저 찾아서 주문한 책이 역시 매거진B의 스노우피크호였다. 매거진B는 내게 항상 각 분야의 훌륭한 입문서가 돼 주었다. 영화 LA LA Land를 보고 째즈에 관심이 생겼을 때 ECM편을 읽었고(Cast B의 역할도 컸다), 커피에 관심을 갖고 인텔리젠시아편을 읽었다(커피에 대해 나름 많이 배웠다). 구매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캐리어를 바꿀 때가 되자 나는 리모와를 읽고 결국엔 리모와를 샀으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들어야 한다는 결심이 서자 결국 Apple Music을 구독 신청했다.

매거진B의 장점 중 하나는 그 분야의 그 많은 브랜드 중 딱 그 브랜드 뿐 만아니라 경쟁자 업체를 함께 다룬 다는 것. 맹목적으로 구매하는 게 아니고 나름 그 중에서 비교하게 된다. 프라이탁이 그런 경우다. 그 스토리는 맘에 들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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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B를 통해 알게 된 여러 브랜드 처럼, 스노우피크도 내게 여러 시사점을 주었다.

  1. 창업자는 산을 좋아했고, 필요한 제품을 자연스럽게 만들게 됐다. 마치 Patagonia와 비슷한 스토리다.
  2. 스노우피크가 시작된 니가타 현 산조 시는 1600년대부터 금속 철강 산업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스노우피크의 컨셉을 품질로 뒷받침할 인프라(협력 업체)가 충실했던 것이다. 나도 미래의 사업을 고민하며 이 부분을 생각해 보곤 한다. 국내의 수준이 워낙 높아서, 세계에서도 통할 만한 부분이 무엇이 있을지. 미용/뷰티 쪽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스노우피크 본사 캠핑장(출처: topsy.one)

3. 스노우피크의 신축 본사 건물 앞에는 직영 캠핑장이 있다. 캠퍼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와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캠프를 즐겨서 좋겠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의미가 더 크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 캠핑장에 있는 캠퍼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왜 일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이보다 더 목적의식 혹은 방향감을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 까.

4. 모든 직원이 사용자가 되는 브랜드. 이 역시 파타고니아와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캠핑을 좋아하는 캠퍼들이다. 제품에 대한 피드백과 새로운 제안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5. 동양은 가족 단위의 캠핑을 떠나는 반면, 서양에서는 보통 백패킹 등 삼삼오오 어울리는 캠핑이 많다는 점. 각 국가별로 많이 팔리는 제품을 인포그래픽으로 나타냈는데, 그 부분도 재밌었다. 나라마다 다르게 즐기니, 시장이 아예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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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py Cat에 대한 그들의 회답. “신경 써본 적 없다. 그들은 결코 오리지널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주말엔 캠핑’에도 그런 캠퍼가 있었다. 자기는 제품에 철학과 가치를 담는 오리지널 업체들의 제품을 구매한다고. 가격차를 보니 그러기 쉽지 않더라. 단순히 오리지널이라는 가치에 돈을 지불한다기 보다는, 어쩌면 그런 브랜드를 자기가 이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가치를 우리에게 주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과연 결국 스노우피크의 제품을 구매하게 될까? 아직 모르겠다. 내게 맞는 캠핑과 장비가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당분간은 더 대여를 해서 쓸 것 같다.

 

 

[자연에 빠지기 #3] 캠핑을 준비하며 – ‘주말엔 캠핑(성재희 윤영주 지음)’ 을 읽고

지난 주 토요일과 일요일, 경북 영천으로 첫 캠핑을 다녀 왔다.

나의 첫 캠핑을 준비하며 읽은 책이 네 권 있다. 두 권은 캠핑 관련 책이고 두 권은 내가 캠핑에가서 보고자 했던 숲과 나무 관련 책이다.

그 중 나에게 훌륭한 캠핑 입문서가 돼 준 ‘주말엔 캠핑(성재희 윤영주 저)’를 읽으며 느낀 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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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1명의 캠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가 누구와 왜 어떻게 어디로 떠나며, 가서 무엇을 하는지, 더불어 캠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장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저자인 성재희 윤영주 님께서는 머릿말에 캠핑이 대세, 주류, 유행이 됨에 따라 캠핑이 메뉴얼화 되고, 장비 위주의 문화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경계를 드러내셨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이유로 다양한 방법으로 캠핑을 즐기고 있는 11분을 선정하신 것이다.

캠핑 초보인 나도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말씀하신 것처럼 “넓게 파야 오래팔 수 있다”. 그렇게 획일적인 문화에서 그친다면 캠핑에 대한 열기는 금세 사그라 들 것이다. 내게 있어 캠핑의 본질은 자연과의 만남, 매일의 삶에서 한 발자욱 떨어져 그 시공간을 함께하는 사람과 공유하거나 혹은 혼자 오롯이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본질에 충실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우리 스스로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초심자로서 이 부분을 염두하며 캠핑을 준비했다. 필요 없는 요소와 장비는 과감히 포기했다. 예를 들면 침낭이다. 아직 초가을이므로 이불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 그랬다.

이렇게 필요한 전체 장비가 무엇인데, 그 중 내가 필요한 게 어떤 장비인지 선택하는 것 조차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책에서 정리한 기본 캠핑 기어 10과 11명의 캠퍼가 추천하는 장비와 그들의 생각을 보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됐다. 어떤 장비를 언제 왜 쓰는 지 알아야 선택이 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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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외에도 내가 이번 캠핑을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계획을 짰다.
인파는 피하고 싶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큰 의미를 두고 싶었다. 우리는 만나면 끊임 없이 얘기한다.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하여 서로 가감없이 얘기한다. 밤에 떠드느라 눈치 볼 필요 없는 장소를 원했다(생각해보니 예전에 미국에서 캠핑하다가 옆 텐트 사람에게 혼난 적이 있다.)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해 좋은 음악을 듣되,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영천에 유명한 임고강변캠핑장이 있지만, 그곳은 한 눈에 봐도 이런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텐트가 정말 빼곡했다. 대신 친구 아버님이 최근 마련한 주말 농장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인가가 없어서 우리에게 최적의 장소였다. 초보 캠핑자라 갑작스럽게 도움이 필요할 경우 친구 부모님 댁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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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1팀의 캠핑족들을 보며 앞으로의 내 캠핑에 대한 힌트나 바람을 몇 개 얻었는데 아래와 같다.

1) 몰려다니지 않기
2) 가족과 함께 하기(캠핑은 가족을 비롯해 인간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특효약 같은 느낌?)
3) 장비는 자신만의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것으로 하며, 하나를 신중히 사서 오래 오래 쓰는 것
4) 어떤 장비를 가지고 거기서 뭐했는지 보다, 그곳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이 중심이 되는 캠핑
5) 내 스타일은 자연에 보다 가까워지는 캠핑은 카누 캠핑이나 백패킹에 가까워질 것 같다.
6) 일본의 캠핑 문화가 우리보다 앞서 있다는 점. 서칭을 좀 해봐야겠다.

끝으로 많은 이들이 ‘자연’과의 교감을 위해 캠핑에 나서는데, 자연을 즐기자며 떠나서 자연을 훼손 시키거나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 됐다. 우리의 캠핑도 자연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고 싶었지만, 슆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하여 더 고민하고 실천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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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읽기 – 1] No.46 Pantone

매거진B와 자존감

[1. Magazine B 읽고 정리하기를 시작하며]

내가 Magazine B를 읽고 글을 올리는 게 이게 처음이라니! 그간 이 잡지를 20여권을 사서 읽었는데 내가 이제서야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게 어이 없을 정도다. 잡지를 읽으며 매번 일기에 혼자 정리하는 것들을 이제 블로그에도 글로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손으로 쓰는 일기의 장점은 편년체식으로 매일의 일상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단점은 그 생각들을 주제별로 묶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내 일기에서 ‘Magazine B’ 감상 만큼  따로 떼어 정리하기 좋은 주제도 없을 것 같다.

좋은 독서를 할 때, 나는 그것을 온 몸으로 느낀다. 좋은 독서는 단순히 지식 습득을 넘어 내게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생각을 일기에 옮기고, 옮기며 드는 생각을 또 적다 보면, 생각을 머리로 하는 것인지 손 끝으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싶은 순간이 찾아오고는, 곧 손이 아파온다. 그 통증 그리고 바쁘게 글을 적어 내려가는 흥분감을 통해 나는 좋은 독서를 온 몸으로 느낀다.

Magazine B는, 정도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매번 그렇다. 내게 항상 새로운 시각을 준다. 매일 보던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하고, 다른 걸 느끼게하고, 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이 블로그에 그 생각들을 옮기려 한다. 각 브랜드나 잡지의 내용을 쓰기 보다는, 그 생각을 간단하게라도 옮겨 놓는 데에 집중하려한다. 기록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내 생각이 삼천포로 빠져 그 브랜드와 전혀 상관이 없을 수 있다. 난 개의치 않고 그냥 적겠다. 기록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재밌다.

[2. Pantone편을 읽고]

1. 사실 내가 처음 권별 리뷰를 남기는 호로서 Pantone은 큰 의미는 없다. 별 생각이 안들어서 금방 정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착수했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

2. 이번 Pantone 호는 ‘디자인’ 그 중에서도 ‘색’이라는 요소를 새로 보게 했다. 오늘 광주-순천으로 일일 출장을 다녀오며 이 책을 봤더니, KTX에서 책을 읽고 내려서 둘러보는 그 낯선 도시들에서 나는 어느새 색을 찾고 있었다.

3. 표준. 매번 다르고 사람마다 달라 불편할 때 우리는 공통의 기준을 만들고 표준화를 시킨다. Pantone은 색에 그것을 도입한 최초의 기업이었다. 잡지에서 소개한 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이 딱 맞는 말이다. 표준이 되어 누구나 그것으로 소통하니, 안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4. 색은 그 자체로서 감정을 일으키고, 그것이 주가 되기도하고 배경이 되기도 한다는 것. 정체성을 투여하기 좋은 수단이라는 것. 전쟁에서 아군과 적군을 색으로 가르는 것 처럼.

5. 그래서 ‘색’은 우리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종합적’ 경험에 한 요소인 것이다. 이 시대는 물건보다 이 ‘종합적 경험’을 파는 시대 아닌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한 이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다채로운 경험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또 고민하는 요즘이었다. 안 쓰던 스트리밍 서비스도 가입해서 요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고 있다. 상황에 맞는 음악을 트는 것도 능력일 것이고, 어쩌면 언젠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포스팅에 각각 어울리는 음악을 까는 기능까지 생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런 종합적 경험 영역에 색이라는 영역이 추가 됐다고 할까?

6. Tiffany & Co.가 1837년 ‘티파니 블루’라는 색으로 보석 색을 한 가지 색상으로 정리하고 브랜드의 색상으로 정했다는 것. “아니 1837년에 벌써 그런 생각을 한다고!?”를 느끼면서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2017년에도 아직 그런 식이 가능해!?” 이런 식의 소리를 들으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최근에 알게 된 ‘구닥’이라는 어플이 딱 맞는 경우인 것 같다. 고성능 그리고 스피디한 카메라 앱이  너무나 보편화 된 요즘 휴대폰 카메라를 일회용 카메라로 만들어 버리는 어플이라니. 전혀 거꾸로 가는 것 같지만 그 감성에 사람들이 호응하는 것 같다. 과거의 방식인데 현대에 도입하면 유효할 만한 것이 뭐가 또 있을까?

7. 위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이번 휴가 이용했던 ‘한옥스테이’가 떠올랐다. 과거의 건축 과거의 생활 스타일로 살아보기. 그리고 한옥스테이라는 것은 지켜야 할 대상에 지키고 싶은 사람의 ‘돈’을 이어주는 방법. 박제화 할 게 아니고 살아있게 하려면 물을 공급해 줘야 하고, 그것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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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설악산자생식물원에서 찍은 사진

 

8. 둔색(鈍色). 일본 디자이너 오사나이 겐지 인터뷰에 나온 표현이다. 일본에서 둔색이라고 표현하는 색들이 있는데, 일본 문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색상들을 미국 회사 팬톤의 컬러 매칭 시스템에서 다채롭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둔색이라는 것을 그는 이렇게 설명 했다. ‘나이가 든, 묵직한 색’. 채도가 낮고 조금 둔탁한, 차분하고 운치 있는 색. 주색을 뒷받침하면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거나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주고 싶을 때 사용하는 색.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일본의 애정.

작년 여름 휴가 때 설악산자생식물원의 안내사님께서, 소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여백 때문이라고 하셨을 때 소나무를 받치고 있던 저 하얀 구름의 색. 그런 색이 둔색이겠지. 요즘 정말 이런 아름다움에 빠졌다. 이런 여백의 미에 대한 애호는 우리 전통에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이 ‘일본의 아름다움’이라 주장하고 다니는 게 얄밉기도 하다. 내가 정말 더더욱 사랑해 주마.

 

 

[Magazine B 예찬] 자존감과 자유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자라면서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에 온전히 몰입해 본 경험이 얼마나 있냐’고 물으며 시작하고 싶다.

내 개인의 기억와 주변의 모습으로 추측해 보건데,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 드물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는 것에 시간을 쏟고 좋아해 보려 노력하느라,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에 마음껏 시간을 쏟을 여유는 커녕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여유 조차 없었다.

주일학교에서 만나는 많은 아이들이 하소연 한다.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 지 모르겠어요.”

아마 ‘남들이 멋있다고 인정하는 것 중에’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는게 맞겠다. 하나 더.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잘하는 지의 기준 역시 내가 아닌 남이다. 남들과 비교해서 내세울 수 있는 수준이냐는 것. 그 기준 조차 남들이 세운다.

매거진B와 자존감

매거진B라는 잡지가 있다. 매월 광고 한 장 없이 브랜드를 소개 하는 이 잡지를 사서 본게 어느덧 20권이 넘었다. 이 잡지의 발행인 조수용씨와 가수 박지윤씨가 잡지에 소개된 브랜드를 논하는 팟케스트 Cast B를, 난생 처음 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듣고, 또 듣는다. 특별판으로 나오는 B:Alance도 사서 읽고, 독자와의 만남도 갔다. ‘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마케팅 문구로 유명한 브랜드 Patagonia에는 유독 관심이 가서 창업자의 책을 사서 읽었고, 이 잡지가 소개한 캐리어 Rimowa를 독일에 갔다가 사서 이제는 유저로서 다시 브랜드를 바라본다.

이 잡지가 소개하는 브랜드들을 나는 한 마디로 ‘자존감이 높은 브랜드’라고 정의한다. Patagonia, Freitag, ECM, Intelligensia 같은 브랜드 이름을 쭉 듣고 내 말에 공감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글을 이어간다.

이 회사들은 남들이 뭐라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한다. 시장을 점유율로 지배하지는 못할 지라도, 그 영향력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아니 어쩌면 이들에게는 점유율이라는 기준 자체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읽고 또 듣고, 깊이 살피며 나는 한가지를 배우고 결심했다. 답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자.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내가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자유를 주자.

그렇게 한 결과로 내가 또 하나의 자존감 높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고 어쩌면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 결심을 실천하는 요즘 내 삶이 더 즐겁고 보람되게 느껴지는 것. 그거면 된 것 아닐까. 저 브랜드를 만든 이들도 결국 그 마음에서 출발한게 아닐까?

임정민님의 ‘창업가의 일’ – 창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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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디자인 만큼 간결하게 메시지를 던진다.

신재생에너지업계에는 스타트업이 드물다. 취업이냐 창업이냐를 고민하던 (취업하면 창업 못하는 건 줄, 혹은 창업은 대학생만 하는 줄 착각하던) 졸업반 시절, 왜 신재생에너지 업계에는 창업이 드물 지 고민해 봤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전력업은 일단 장비산업으로서 기본적으로 보수적이고, 변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창업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틀렸다는 것을 깨닿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기 좋게 업계에서 창업을 한, 멋진 선배들을 알게 된 건데, 그 중 하나가 이노마드의 혜린 누나였다. 누나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다. 아주 무덤덤하고 평화롭게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데, 그 메시지에 나도 모르게 감화되게 되며, 그 비전에 나도 뭐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신재생에너지 창업이라는 어렵고도 멋진 일을 해나가는 누나의 페이스북에서 처음 발견했고, 바로 구매했다. 책을 다 읽고 이번주 토요일(벌써 내일) 밥 먹으면서 얘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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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배송 받고 보니, 초판일 보다도 3일 빠르게 받았다.

 

책 내용을 논하기 전에, 다른 얘기를 잠깐 해보자. 나는 좋은 책은 흩어져 있던 생각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훌륭한 책은 아직 가지지 못했던 생각과 마음까지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둘 중 전자에 속하지만 그 나름 좋은 책이다. 주제를 다루는 깊이나 폭이 다른 책에 비해 특별하진 않지만, 마치 딱 이 책의 디자인처럼 간결하게 할 말을 던진다. 덕분에 그것을 중심으로 생각을 정리하기 좋다.

나한테 유의미한 포인트만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다. 사실 창업에 대한 책을 한동안 몰아 읽은 적이 있어서, 아주 새로운 내용은 드물었다. 지금 내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실행’이 첫째도 둘째도 중요하고, 장기적이고 분명한 비전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다.

창업가의 일 정리

오늘 외근 나가면서 읽고, 돌아오면서 책을 다 읽었는데, 요 며칠 연이은 외근과 종일 흘린 땀 때문에 진이 완전 다 빠진 퇴근 길이었다. 정신을 부여잡고 책을 다 읽은 뒤 다시 훓어보며 요점을 정리하던 어느 순간, 알 수 없이 (변태 같지만ㅋㅋㅋ)쾌감이 들고, 정신이 또렸해졌다. 아 이것도 나름의 행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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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보너스. 책 막장에 거의 다 다르자 누나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아.. 이래서 공유를?ㅋㅋ

 

책을 다 읽고 만나서 밥먹으면서 얘기하기로 했으니, 업데이트 사항이 있으면 추가해야겠다.

 

 

 

유홍준의 ‘안목’을 읽고 한국의 미를 엿보다

이 책은 발간된 지 한달이 채 안됐다. 17년 1월 31일에 발행 됐으니까.
나는 그때 마침 Magazine B의 무인양품(MUJI) 편을 읽고 있었다.

MUJI의 성공은 단순히 일본 잡화회사의 성공이 아니다. 일본의 정신, 일본의 미적 감각의 성공이다.
‘이것이면 충분하다는’ 정신, 선(禪) 사상을 제품의 디자인과 기획을 통해 표현한다.
그 사상이 제품으로 구현되는 범위는 면봉에서부터 필기류, 음식, 가구, 가전제품, 심지어 집으로까지 확장 되고 있다. MUJI의 철학은 일본의 철학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래서 ‘일본을 느끼고 싶다면 첫번째로 도쿄를 가고, 두번 째로 그 곳의 MUJI 매장에 가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 MUJI에 감탄하면서, 나는 우리의 정신과 우리의 미를 고민했다.
왜 우리 기업들은 ‘제일주의’나 ‘빨리빨리’ 정신 외에는 딱히 기업이 그 존재로서 구현하는 사상과 가치가 없단 말인가. 우리에게 우리만의 미의식이나 철학이 처음부터 없기 때문이었을까.

그 고민이 마침 발간되는 이 책, 유홍준 선생님의 <안목> 에 닿았다.
이 책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미의식이나 사상의 부재가 아니라,
그것을 기업의 철학과 제품으로 승화시킨 기업의 부재 혹은 나의 무지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 민족이 추구한 그 미의식을 실감했고, 감동했다.

일본이 ‘절제’의 미라면, 한국은 ‘조화’의 미라고 한다. 한국 건축의 경우에는 단순히 그 건물 하나만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그 건물과 주변의 조화를 함께 보아야, 그때야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린시절 우리 궁궐은 왜 이토록 ‘초라’하냐며 아쉽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 철없는 생각에 대한 해답도 이 책에서 얻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의 정신이 해답이었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한 데 이르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러운 데 이르지 않는다.’ 궁궐이 백성을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서도 조정의 존엄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 전시가 리움의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이라고 유홍준 선생은 소개한다. 올해 또 열리면 꼭 가봐야겠다.)

이런 ‘조화’를 어떻게 기업의 활동으로 구현할 것인가, 이 떠오르지 않지만, 그냥 재밌다.

우리 문화의 그 깊이와 다양성에 정말 놀랐다.
이렇게도 크고 깊은 것이 이 세상에 존재했는데, 나는 왜 몰랐을까. 심지어 없다고 생각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나는 한동안 유홍준 선생이 안내하는 우리 멋의 세계를 떠돌아 다니게 될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세 벌써 그의 문장들을 노트에 받아 적고 있었고, 그의 생각이 내 삶 곳곳으로 퍼져 또 다른 생각의 생각을 낳았다.
나는 내 독서의 농도를 그 독서로 채워지는 내 노트의 기록으로 가늠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을 넘어 섰다. 기록의 많고 적음 보다는, 기록을 해 나가는 동안의 내 흥분감.
종이에 생각을 옮겨 적는 동안, 또 다른 생각은 이미 두서 걸음 앞서 가 버리는 그 몰입감.
이 독서는 아마 그렇게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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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디자인 조차 아름답다. 조선의 백자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