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진도황포냉면]냉면 위에 육전, 만두 안에 육즙

연휴의 직전이었던 9월 29일 금요일.

순천으로 갑작스럽게 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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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의 도시 전라도 답게, 곳곳에 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올라와야 했다. 냉면 매니아 답게 머릿속에 더오르는 건 시원한 냉면 육수의 맛!

그리고 이 곳은 또 음식 맛있기로 유명한 전라도 아닌가? 이 동네 냉면 맛집이 어디일지를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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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발견한 “진주황포냉면”!!

진주식 냉면이라는 점에 끌려서 이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보통 우리나라 냉면의 양대 산맥으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꼽지만, 그에 대한 파생으로서 나름의 위치를 잡고 있는 게 백령도냉면과 진주냉면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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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냉면을 받았을 때, 오른쪽에 보이는 것들이 유부인줄 알았다. 먹으면서 알았다. “아, 육전이구나.”

가게에는 황포냉면을 맛있게 먹으려면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고 먹어야 한다고 써 있었다. 내가 원래 좋아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최근 우래옥에 가서 식초와 겨자를 쳤다가 완전 망한 적이 있었다.)

국물을 먹어보니 평양냉면처럼 슴슴하면서도 고소하고 깊은 맛이 있다. 그래도 평양냉면보다는 약간 더 맛을 느끼기 쉬웠다.

여기에 배와 육전을 저렇게 한 데 잡아 먹으면 정말 맛있다.

또,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양이 정말 많았다(물냉 8천원 만두 5천원). 체중 80kg의 남성이 배부르게 먹기에 딱 좋았다.

집에 와서 나의 냉면가이드 <냉면열전>에서 진주 냉면을 다시 찾아 읽었다. 진주 지방은 평양과 더불어 과거 ‘교방(기녀를 중심으로한 가무 담당 관청)문화’로 유명했던 곳이라고 한다.  진주의 교방을 찾아온 전국의 높은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발달된 음식 문화인 것이다. 궁중 음식과 양반 음식의 문화가 남도의 풍부한 재료와 만났으니 더 말해 뭘 하겠나.

이 점을 생각하며 다시 육전을 보자. 귀한 소고기를 누가 이렇게 전으로까지 부쳐서 냉면에 올렸을까. 교방 문화에 그 유래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선주후면이라하여 양반들이 교방에서 즐겁게 술마시며 놀고 마무리 삼아 시원~한 냉면을 시켰을 때, 그 때 상에 올라온 냉면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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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개가 나오는데, 2개는 이미 먹고 찍었음..

 

이 만두도 굉장히 특이했다. 일반 만두라기 보다는 딤섬에 가깝다. 씹는 순간 터지면서 육즙이 나온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한 판 더 시키고 싶었지만 참았다.

IMG_0207마지막으로 다음번에 방문 했을 때 풀어야 할 숙제. 냉면을 시켰더니, 아 냉면은 이 젓가락으로 드셔야한다면서 놋젓가락을 주셨다. 냉면 그릇도 놋그릇이므로 아마 세트가 아닐까 싶다. 왜 냉면은 놋젓가락으로 먹어야 한다며 바꿔 주신 걸까?

너무 맛있게 식사를 한 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손이 가서 명함을 챙겨왔다. 냉면을 먹고 일어나 사장님께 계산을 부탁 드리니 주방에서 일하다가 웃으면서 인사를 해 주셨을 때,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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