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er Isaacson 버전과 비교하며 읽은 Brent Schlender의 Steve Job 평전: Becoming Steve Jobs

지난 추석 연휴에 사람들이 계획이 있냐고 내게 물어보면, 나는 아무 계획 없다고 답했다. 사실 계획이 있었다. 가능한한 오래 집에 쳐박혀 노래 듣고 맥주 마시며 Brent Schlender 버전의 스티브잡스 평전을 읽는 것이었다. 연휴에 시작된 독서가 이제야 끝났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25년 지기 친구이자, 실리콘 벨리의 IT 산업을 오랜 기간 취재해 온 Fortune의 기자 Brent가 공식 스티브 잡스 평전의 작가인 Walter Isaacson에 대항하여 쓴 책이다. Walter가 스티브 잡스를 ‘훌륭한 제품 만들기에만 몰두할 뿐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인 사람’으로만 묘사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낀 것이다. Walter의 평전과 수 많은 기사, 그리고 영화에 묘사되는 스티브 잡스를 보며 Brent나 Tim Cook 처럼 오랜 시간 그를 알아온 이들은 공통적으로 그런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가 그렇게 비인간적인 사람이었다면, 자신들이 일생을 바쳐 그를 위해 일할 가치를 느꼈겠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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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확실히 Jobs가 직접 관여했던 Walter Isaacson의 공식 평전이 훌륭하다.

Walter Isaacson의 스티브 잡스 평전을 읽은 것은 교환 학생을 마치고 귀국하여 한창 큰 꿈에 부풀었던 2013년이었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나는 꿈꿨던 회사에서 꿈꾸던 일을 하게 됐고, 나름 잘 지냈다고 생각했다. 2013년에 스티브 잡스를 읽고 내가 적은 글들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때의 내 글들이 지금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내 꿈이 그리고 나에 대한 내 자신의 기대가 그때보다 더 작아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읽으며 그때 한 생각이, 지금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2013년의 감상을 의식 하며 읽은 게 전혀 아니었다.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한 뒤, 문득 그때 기록을 남긴 게 생각나서 찾아 봤는데,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놀랐다.

첫째. 그의 삶에서 내가 배운 것들

  1. Priority(우선 순위, 2013년에는 Focus라고 정리했다. 이제 보니 Prioritizing이 먼저고, Focus는 그 다음)
    그는 우선순위가 분명한 사람이었다. Apple과 가족, 그리고 Pixar 외에는 신경쓰는 게 없었다.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인생 최우선 순위였다. 그 외는 뒷전이있다. 그래서 목표한 바를 이뤄냈다. 내게 다 포기하고도 이루고 싶을 만한 게 있을까? 내가 원하는 이 많은 것들 중 최우선 순위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 위해 다른 것을 포기 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비판을 기꺼이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는 위대한 제품과 회사를 일궈 내는데 수반되는 냉정한 판단 앞에서 매 순간 주저하지 않았다. 전략이란 ‘하지 않을 것’을 택하는 일이란다. 그는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의 경계에서 무자비 할 정도로 분명했다.
  2. Passion(순수한 열정)
    그의 선명한 Focus는 아마 의도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와 Jony Ive는 말한다. 제품 출시 후의 성공 보다 더 흥분됐던건 그 과정에서 새로 배운 것들, 그래서 다음에 할 수 있게 된 것들이었다고. 그러니 승리에 취할 결흘도 없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게 됐다는 것에 기뻐하며, 계속 나아나갈 때의 그 흥분에 도취된 것이다. 나를 정말 흥분되게 하는 일이 무엇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iPod에 대항하여 Microsoft가 내놓은 Zune에 대해 한 말을 한 번 더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iPod과 Zune의 차이점은 iPod은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가족들, 친구들이 쓰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저 남을 바삐 따라가려는 것과 정말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If you don’t love something, you are not going to go to the extra mile, work the extra weekend, challenge the status quo as much.”

  3. Growth(성장)
    Brent가 Walter 버전에 반(反)하여 이 평전을 쓰며 강조하는 부분은 스티브 잡스의 삶은 Success Story가 아닌, Growth Story라는 것이다(책 제목이 바로 그런 뜻이 아닐까). 이 부분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Walter가 묘사한 것처럼 스티브 잡스에게는 분명한 단점이 존재했다. 이 책 역시 스티브의 그런 단점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오히려 누구에게나 결점이 있고 실패가 있지만,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 해 나감으로써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티브 잡스는 Apple II의 폭발적 성공 이후, Apple에서 쫒겨났으며, 그 전후로 기획한 수 많은 제품이 연이어 실패했다. 그의 단점이 극대화 된, 실패할 만한 행동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이 부분에서 정말 큰 힘을 얻었다. 꾸준히 더 나은 내가 되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Walter 버전도 그렇고 이 책도 정말 중독 된 것처럼 끊지 못하고 읽었는데, 영화나 소설 못지 않게 다이나믹한 그의 삶 덕분이 아닐까 했다. 산과 굽이지는 강이 있어야 풍경이 아름다운 것처럼, 그의 삶은 드라마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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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SF의 혜진이와 같이 본 잡스 영화. 책을 읽고 본 영화라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눈에 띄어 아쉬웠다. 그의 가족들도 좋아하지 않았다. 

둘째. Walter Isaacson과 Brent Schlender 버전의 비교

Walter 버전을 읽은 지 4년이나 지나서 비교가 바로 바로 되진 않았다. 하지만 두 책을 비교하는 것도 이번 독서의 흥미로운 지점이 될 것 같아서, 일부러 내가 좋아하는 대목들을 두 책에서 찾아 서로 어떻게 다뤘는지 비교해 봤다.

  1. 두 작가의 출신 차이
    Walter도 기자였지만, Steve Jobs가 Walter에게 처음 자신 전기를 써달라고 했던 2004년, 그는 이미 벤자민 프랭클린과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쓴 전문 전기 작가에 가까웠다 (당시 Walter는 아직 때가 안됐다고 거절했다.) 반면, Brent는 IT전문기자였기에 IT산업에 대한 이해가 더 넓고 깊었으며 스티브의 가까운 지인, 동료를 많이 그리고 오랜기간 알아왔다. 그 때문에 Brent 버전은 스티브 잡스를 한 산업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이해하기가 더 좋다.

    좋은 예가 Apple과 Microsoft의 관계다. 비슷한 시기에 동년배 창업자에 의해 시작된 두 회사는 성격도 전략도 너무나 달랐다, 그래서 앙숙이 됐다. Brent는 스티브 잡스가 회사에서 쫒겨나고 실패를 계속할 때, Microsoft가 한 시대를 풍미해버리는 과정을 두 회사의 전략, 제품, 그리고 Gates와 Jobs의 스타일 차이를 비교하며 그려낸다. 더불어, Fortune의 기자 출신 답게 스티브 잡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이론을 제시한다. (어쩌면 답안지를 기다렸다가 쓴 사람의 이점이었는도?)

  2. 스티브 잡스에 대한 두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
    Brent와의 인터뷰에서 Tim Cook은 Walter가 묘사하는 스티브 잡스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일생을 바쳐 일하고 싶을 만한 사람이 전혀 아니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는 분명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주변 사람과 가족을 살뜰히 챙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 관계가 위대한 제품과 회사를 만드는 그의 목표에 방해될 때만 아니라면, 그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시각 차이가 스티브 잡스에 대한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이해와 감정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를 다소 멀리 떨어져 알아왔던 Walter는 그를 묘사할 때 “걔가 그렇지 뭐.” 약간 이런 느낌으로 그린다면, 스티브의 비교적 가까운 친구 중 하나였던 Brent는 그의 인간적인 면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문제점 역시 가차없이 담아낸다. 아예 스티브의 그런 한계점을 담은 챕터가 하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좋은 면과 안좋은 면을 다 갖춘 사람이었다는 것, 그 장단점을 보완하고 극대화 시키고, 자신의 목표에 스스로를 최적화 시켜갔다는 것이 Brent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다.

  3. 내가 추천하는 버전은?
    우선 나는 스티브 잡스를 이해하려면 결국에는 두 권 다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각 책이 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서로 담지 않은 얘기들이 많다.

    그럼 그 중에서 어떤 책을 먼저 읽는게 좋을까? 난 Brent버전을 추천하겠다. 더 재밌었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Pixar를 Disney에 매각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읽던 순천행 KTX에서 정말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장면은 Pixar의 Disney 매각 계약 성사가 바로 눈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스티브는 Pixar의 리더인 Catmull과 Lasseter에게 마지막으로 동의 여부를 묻는다. 지금이라도 두 사람이 거부한다면 바로 없던 거로 하겠다며. 둘은 괜찮다고 말했고, 그들은 서로를 안았으며, 스티브는 흐느낀다.

    이 장면은 두 책에 똑같이 나온다. 하지만 Brent의 버전이 더 큰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이 사건을 Jobs, Catmull, Lasseter, 그리고 Disney의 전후임 CEO인 Eisner와 Iger와의 관계 위에서, 그들의 감정을 느끼며 따라갈 수 있도록 그리기 때문이다. Jobs가 Pixar를, 그리고 Catmull과 Lasseter를 얼마나 좋아하고 존경했는지, 그리고 Iger를 얼마나 진정으로 신뢰하고 좋아하게 됐는지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Pixar의 미래를 정말 위하는 마음에서 이 거래를 너무나 세심히 준비 해 왔다는 점, 그래서 세심하게 세 사람의 관계까지 먼저 무르익도록 만들면서 인수합병을 준비했다는 점을 상세히 그린다. 이 과정에서 Jobs의 협상력을 보면서 배울 점도 정말 많지만, 그 끝에 Jobs가 그 두 사람의 어깨를 감싸고 마지막 의견을 묻고 흐느꼈을 때,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Walter의 버전을 읽을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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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릴 뻔한 그 장면ㅠ

 

마치며. 

이 책의 끝에서 나는 4년 전에 비해 작아지기만 한 나를 ‘뜻밖에’ 발견했다. 스티브 잡스가 항상 가져왔던 고민, “What’s Next?”를 계속 고민하고 준비해야겠다. 그가 사랑했던 Bob Dylan의 노랫 가사처럼, “He not busy being born is busy d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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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그동안 책을 효율적으로 읽기 위해 밑줄 치기 외에 그동안 여러 방법을 동원해 봤었다. 종이 노트나 에버노트에 중요한 부분을 옮겨적기도 했다. 하지만 독서에 몰입하는 데 방해 됐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말 중요하고 다시 찾아봤으면 하는 부분에 포스트잇을 부쳤다. 그리고 간략하게 무슨 대목이고, 뭐가 핵심인지를 적었다. 꽤 효과적이다. 대신 책을 읽다가 드는 생각은 운용이 가볍고 편리한 아이폰 메모장에 적어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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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Let My People Go Surfing]파타고니아를 읽고 진정성을 고민하다

알라딘 구매 내역을 찾아보니, 2016년 9월 8일에 매거진B 파타고니아 편을 구매했다. Patagonia를 알게 된 지가 약 1년이 지난 것이다. 그 일년 동안 파타고니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여러 경로로 이 회사에 대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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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월 11일에 주문한 Patagonia Business Library가 무려 7개월이 지나 2017년 5월에 도착했다.
그리고 10월 2일 오늘까지 <Let My People Go Surfing>을 1번 읽고, 밑줄 친 부분을 다시 1번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을 종이에 옮겨적었다. 맘에 든 책을 필사하며 읽는 것은 군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간이 부족하니까. Magazine B의 B-cast에서 다룬 파타고니아 에피소드 2회도 물론 청취했다.

 

이렇게 많은 정성을 쏟으며 배우고자 했던 Brand, Patagonia.
창업자 Yvon Chouinard는 “Branding is telling who we are”라고 얘기한다.
내가 이 브랜드를 공부하며 읽고 들은 많은 것들이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파타고니아가 있기 전에, who we are, 즉, Yvon Chouinard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산과 들을 뛰놀며 독수리를 길들이고, 암벽등반을 하며 자랐다. 19살이던 1957년 무렵, 망치, 모루, 대장간로 등을 구입해 대장장이질(blacksmithing)을 독학하고, 중고 수확기(Harvester)의 날을 이용해서 스스로 쓸 암벽등반 못(piton)을 만들기 시작한다.
당시 개당 U$ 0.20 였던 유럽산 등반못에 비해, 그의 제품은 약 7배 비싼 U$ 1.5였지만 뚜렷한 장점이 있었다. 암벽에서 뽑아서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에 말에 따르면 고급 암벽등반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파이톤을 사용해야만 했다고 한다. 함께 암벽등반을 하던 지인들에게 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그의 제품은 날개 돋힌듯 팔리기 시작한다. 당시에는 암벽등반용품 시장이 워낙 작아서 경쟁자도 없었다고 한다. 1970년에 Patagonia의 전신 Chouinard Equipment는 미국 최대 등반용품회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얘기할 때, 파타고니아가 던지는 ‘메시지(“Don’t Buy this Jacket”)’나 ‘1% 기부’와 같은 사업 방식(Business Practice)를 주로 얘기하고 따라하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누가 어떻게 창업한 것인지에 먼저 주목해야한다. 그 다음에 창업자의 가치관과 철학을 다음 기업 철학이 나오고, 기업 철학에서 사업 방식이 나오는 것이다.

Chouinard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창업했다.

암벽등반을 하며 잔뼈가 굵은 그는 암벽등반가들이 뭘 원하는 지 알았고, 주변에 첫 고객이 되어줄 동료 등반가 고객들이 있었다.  여기에 더 나은 제품을 고안할 줄 아는 안목과 제품을 직접 만들어 낼 줄 아는 maker로서의 능력이 얹어지면서 사업이 시작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유명해 지기전에, 이미 Patagonia는 시장 1위를 차지할 만큼의 제품을 만들어 낼 역량을 갖춘 기업이었다.

특유의 철학과 가치관도 바로 Chouinard에서 비롯된다.

그는 평생을 자연에서 살았고, 사업은 그에게 그런 삶을 지속하기 위한 생계 수단이었다. 자연이 먼저였고, 사업은 나중이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눈 앞에서 환경이 파괴되기 시작하자, 그는 사업 방향을 돌린다. 아름다웠던 암벽들이 사람의 손에 의해, 그 자신이 만든 못에 의해 망가져 가는 것을 보며, 암벽을 내가 오르기 전의 모습 그대로 돌려 놓자는 Clean Climbing을 주장하기 시작한다. 매출의 70%를 일으키던 Piton사업을 철수하고, 벽에 박아 넣기보다 틈에 끼워넣는 형식의 Chock를 만들어 대안을 제시한다. 자연 안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을 키워온 그였기에, 그 자연을 지키기 위해 사업의 모습을 바꿔 가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성이 이런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형성 과정

그 외에 구체적인 Business Practice도 눈여겨볼 점이 많지만, 지금 내 시점에서 내가 눈여겨 보고 실천을 고민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지점들이었다.

파타고니아도 창업자의 진정성 있는 자아와 역량이 만나 탄생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자아 찾기, 30대로서의 목표인 이립에(而立)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기

자연을 사랑한다며 거창하게  ‘Save 남극이니 아마존이니’ 하지 말고, 우리동네 뒷산 우리나라 예쁜산들, 그리고 그 산에 나무며 풀부터 사랑하고 봐야 한다. 그래서 식물탐사트레킹과 캠핑을 떠났다. 가족 여행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조금 더 신경써봤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건 정말 너무 쉬웠다, 알면알수록 보려고하면 볼수로 정말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만났다. 쉽지 않은 것은 실천하는 것이다. 캠프나 캠핑을 떠나 정말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돌아온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계속 노력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원없이, 하지만 깊이 있게 좋아하기로 했다. 그게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모르지만, 그냥 재미있다. 그 예로 음식 중에 냉면 사랑이 있다. <냉면열전>책으로 얻은 지식을 뼈대 삼고, 근처에 맛집들을 다니며 얻은 경험을 얹어가고 있다. 너무 재미있다.

To be a Maker

Yvon Chouinard는 19살에 스스로 제품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애석하게도 나는 내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킬 수 있는 역량이 없다. 요즘은 Web Development를 공부하고 있고, 친구들과 시제품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파타고니아는 그렇게 내게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남았다. 나만의 진정성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게 된다면, 그 나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 마치 성경처럼, 두고 두고 계속.

진정성을 얘기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여기까지 얘기하고 끝난다면, 파타고니아 찬양으로 끝날텐데, 환경단체가 보는 파타고니아는 실제 어떤 업체일까? 잘은 모르지만, 그린피스에서 발간한 ‘아웃도어 장비에 사용된  유해 화학 물질’ 관련 보고서를 보고 다소 충격을 먹었었다. 파타고니아의 제품에서도 여지 없이 유해 화학물질이 발견 된 것. 친환경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모든 사람의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파타고니아 조차 쉽지 않다. 그러므로 함부로 친환경 등의 대의를 얘기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함.

 

Patagonia _ Greenpeace
Greenpeace의 보고서 Leaving Traces(전체 보고서 보기: https://goo.gl/orJ5ak)

 

[순천 진도황포냉면]냉면 위에 육전, 만두 안에 육즙

연휴의 직전이었던 9월 29일 금요일.

순천으로 갑작스럽게 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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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의 도시 전라도 답게, 곳곳에 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올라와야 했다. 냉면 매니아 답게 머릿속에 더오르는 건 시원한 냉면 육수의 맛!

그리고 이 곳은 또 음식 맛있기로 유명한 전라도 아닌가? 이 동네 냉면 맛집이 어디일지를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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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발견한 “진주황포냉면”!!

진주식 냉면이라는 점에 끌려서 이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보통 우리나라 냉면의 양대 산맥으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꼽지만, 그에 대한 파생으로서 나름의 위치를 잡고 있는 게 백령도냉면과 진주냉면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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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냉면을 받았을 때, 오른쪽에 보이는 것들이 유부인줄 알았다. 먹으면서 알았다. “아, 육전이구나.”

가게에는 황포냉면을 맛있게 먹으려면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고 먹어야 한다고 써 있었다. 내가 원래 좋아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최근 우래옥에 가서 식초와 겨자를 쳤다가 완전 망한 적이 있었다.)

국물을 먹어보니 평양냉면처럼 슴슴하면서도 고소하고 깊은 맛이 있다. 그래도 평양냉면보다는 약간 더 맛을 느끼기 쉬웠다.

여기에 배와 육전을 저렇게 한 데 잡아 먹으면 정말 맛있다.

또,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양이 정말 많았다(물냉 8천원 만두 5천원). 체중 80kg의 남성이 배부르게 먹기에 딱 좋았다.

집에 와서 나의 냉면가이드 <냉면열전>에서 진주 냉면을 다시 찾아 읽었다. 진주 지방은 평양과 더불어 과거 ‘교방(기녀를 중심으로한 가무 담당 관청)문화’로 유명했던 곳이라고 한다.  진주의 교방을 찾아온 전국의 높은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발달된 음식 문화인 것이다. 궁중 음식과 양반 음식의 문화가 남도의 풍부한 재료와 만났으니 더 말해 뭘 하겠나.

이 점을 생각하며 다시 육전을 보자. 귀한 소고기를 누가 이렇게 전으로까지 부쳐서 냉면에 올렸을까. 교방 문화에 그 유래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선주후면이라하여 양반들이 교방에서 즐겁게 술마시며 놀고 마무리 삼아 시원~한 냉면을 시켰을 때, 그 때 상에 올라온 냉면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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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개가 나오는데, 2개는 이미 먹고 찍었음..

 

이 만두도 굉장히 특이했다. 일반 만두라기 보다는 딤섬에 가깝다. 씹는 순간 터지면서 육즙이 나온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한 판 더 시키고 싶었지만 참았다.

IMG_0207마지막으로 다음번에 방문 했을 때 풀어야 할 숙제. 냉면을 시켰더니, 아 냉면은 이 젓가락으로 드셔야한다면서 놋젓가락을 주셨다. 냉면 그릇도 놋그릇이므로 아마 세트가 아닐까 싶다. 왜 냉면은 놋젓가락으로 먹어야 한다며 바꿔 주신 걸까?

너무 맛있게 식사를 한 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손이 가서 명함을 챙겨왔다. 냉면을 먹고 일어나 사장님께 계산을 부탁 드리니 주방에서 일하다가 웃으면서 인사를 해 주셨을 때,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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