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B 예찬] 자존감과 자유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자라면서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에 온전히 몰입해 본 경험이 얼마나 있냐’고 물으며 시작하고 싶다.

내 개인의 기억와 주변의 모습으로 추측해 보건데,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 드물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는 것에 시간을 쏟고 좋아해 보려 노력하느라,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에 마음껏 시간을 쏟을 여유는 커녕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여유 조차 없었다.

주일학교에서 만나는 많은 아이들이 하소연 한다.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 지 모르겠어요.”

아마 ‘남들이 멋있다고 인정하는 것 중에’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는게 맞겠다. 하나 더.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잘하는 지의 기준 역시 내가 아닌 남이다. 남들과 비교해서 내세울 수 있는 수준이냐는 것. 그 기준 조차 남들이 세운다.

매거진B와 자존감

매거진B라는 잡지가 있다. 매월 광고 한 장 없이 브랜드를 소개 하는 이 잡지를 사서 본게 어느덧 20권이 넘었다. 이 잡지의 발행인 조수용씨와 가수 박지윤씨가 잡지에 소개된 브랜드를 논하는 팟케스트 Cast B를, 난생 처음 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듣고, 또 듣는다. 특별판으로 나오는 B:Alance도 사서 읽고, 독자와의 만남도 갔다. ‘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마케팅 문구로 유명한 브랜드 Patagonia에는 유독 관심이 가서 창업자의 책을 사서 읽었고, 이 잡지가 소개한 캐리어 Rimowa를 독일에 갔다가 사서 이제는 유저로서 다시 브랜드를 바라본다.

이 잡지가 소개하는 브랜드들을 나는 한 마디로 ‘자존감이 높은 브랜드’라고 정의한다. Patagonia, Freitag, ECM, Intelligensia 같은 브랜드 이름을 쭉 듣고 내 말에 공감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글을 이어간다.

이 회사들은 남들이 뭐라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한다. 시장을 점유율로 지배하지는 못할 지라도, 그 영향력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아니 어쩌면 이들에게는 점유율이라는 기준 자체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읽고 또 듣고, 깊이 살피며 나는 한가지를 배우고 결심했다. 답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자.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내가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자유를 주자.

그렇게 한 결과로 내가 또 하나의 자존감 높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고 어쩌면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 결심을 실천하는 요즘 내 삶이 더 즐겁고 보람되게 느껴지는 것. 그거면 된 것 아닐까. 저 브랜드를 만든 이들도 결국 그 마음에서 출발한게 아닐까?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