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정글만리

  
상하이 주재 종합상사 부장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전대광 부장을 통해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담아내고자 했다. 

나는 중국어를 전공하고 종합상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재원들의 영업은 어떠할지, 어떻게 해야 잘 하는 상사원이 될 수 있을 지가 요즘의 내 화두이기 때문에 이 책을 보자 마자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을 먼저 평가하자면, 조금은 실망이다.

내가 소설을 많이 읽지 않지만 조정래 작가의 위상은 많이 들어왔다. 한국이 낳은 대문호의 글이라 기대를 많이했는데, 실망이었다. 태백산맥과 아리랑은 어떤지모르겠지만…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소설의 형태를 띈 정보지?’같은 느낌이랄까. 예를 들면 “무역천재가된 홍대리”같은. 

우선, 작가는 중국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를 독자들에게 가르치고싶은 눈치였다. 
중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었으나, 그 내용이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이 아쉬웠다. 사람은 여럿인데 그 내용이나 어투 용어 등은 마치 한사람인냥 일관된다.

그런 지식이 전달된 후에 추임세 처럼 “이 사람은 어찌 말이 이렇게 청산유수인지”, “도대체 독서량이얼마나될지”등의 자화자찬을 넣어놓은 부분들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어다..

그리고 특히 중국여자가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얘기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사람을 통해 반복되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이 책이 중국어로 번역된다면 그가 고대하는 G2 중국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책의 이야기에는 한중남녀커플의 사랑이야기가 큰 물줄기로 흐르는데, 작가의 연세를 고려해야겠지만.. 정말 60-70년대 영화같은 대사들은 손발이 오그라들었고.. 또 성적인 대화의 반복은 그의 판타지를 반영한듯 민망했다. 물론 이런 부분까지 완벽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지.

결론적으로 이책도 저자의 다른 저서처럼 길이길이 읽힐 책이 될 지 모르겠지만, 그의 의도대로 중국의 저력, 특히 문화 역사적인 저력을 확실히 다시 느꼈다. 중국어 독서도 꾸준히 한다면 영문 서적을 통해 정보를 얻을 때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꾸준히 노력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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