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 인터뷰: 생물학자 Edward O. Wilson의 삶

E.O. Wilson

하버드에서 원로 교수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그들의 삶과 커리어에 대해서. 누구를 꼽든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니 만큼 그들의 커리어에 귀를 기울여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으로 심난해 있던 차에 이 글을 인쇄하여 읽기 시작했다. 인터뷰이인 Edward O. Wilson교수가 누구인지, 모른다. 애초에 이름이 뭔지 주의 깊게 보지도 않았다. 이 글 쓰려고 다시 찾아봤야 했다. 그의 분야인 생물학, 곤충학, 개미에는 관심도 없다. 그래도 그냥 읽기 시작했다. 읽고 나니 뭔가 아 굉장히 고무된(inspired)된 느낌.


1. 깊어지다보니 넓어지더라.
9살 소년일 때부터 작은 동물들의 차이점을 쉽게 발견해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단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나오는 개미 이야기라면 다 읽었고, 어떤 커리어를 가져야겠다는 고민을 할 틈도 없이, 그냥 곤충학자가 되어 농부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쯤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태어난 주(Alabama)의 주립 대학에 들어갔다. 그냥 동네 대학을 들어갔다고 보는 게 좋겠다. 그곳에서 석사까지하고 박사를 하고 싶어 다른 주의 주립 대학으로 갔더니 미국의 유명 학자인 그 곳 학장이 “이 아이는 여기 있을 애가 아닙니다. 하버드에서 공부해야 합니다”라고 편지를 썼다. 사실 그는 이미 하버드를 방문한 적도 있고 아는 사람도 꽤 있었다고, 개미 관련해서 연구하는 연구자들이며 교수와 연락을 주고 받아왔기 때문. 하버드에서 그에게 먼저 “네가 우리학교에 지원한다면 펠로우십을 지원해줄게”라고 편지를 보냈고, 그는 그렇게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받은 ‘the Society of Fellows’의 펠로우 십이라는게 엄청난 거다. 펠로우가 되는 순간 그가 전 세계 어디가서 무엇을 하든 이 곳에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그저 무엇을 하든 extraordinary하게만 하라고 했단다. 동료 펠로우인 노엄 촘스키며 오펜하이머, T.S.엘리엇과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엄청난 즐거움 이었다고. 그러나 그는 펠로우를 받자 마자 소원했던대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연구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개미’라는 어찌보면 ‘작은’ 주제에 몰입한 것이지만, 그 작은 열정이 그를 앨러바마에서 테네시로 그리고 하버드로 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하버드에서 당대 최고의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견문을 넓힌 것이다. 나의 요즘 화두는 역시 ‘Focus와 Expertise’인데, 일단 설정한 방향대로 깊이와 넓이를 추구하면서 나가 봐야겠다. 또, 읽고 보니 하버드는 한국인들의 인상처럼 그저 공부만 최고 잘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기 보다는, 정말 어떤 분야에서 자기 만의 성과와 성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서로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도록 ‘돕는’ 곳이라는 느낌이다. 그는 계속해서 동료 학자들과 생물학 역사에 길이 남을 저서들을 발표하는데, 관심 분야는 같지만 다른 지식과 관점을 지닌 이들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 것.

2. Wanderjahr
독일어로 Wanderjahr라는 표현이 있는데, 영어로는 the year of wandering, 국문으로는 방황의 해라고 할까? 모험의 해라고 해야할까? 독일 사람들은 젊은 이들이 마을을 떠나 다른 마을을 돌아다니며 교역에 대해서 배우게 했다고 한다. 다윈 같은 사람이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그는 개미라는 주제 하나를 가지고 전 세계 열대지역을 돌며 온갖 ‘날(raw)’ 지식을 흡수하고 진짜 자연은 어떤 곳인지를 경험하면서 그것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키워갔다고 한다.(As young men, they were in the tropics soaking up all the raw information and experience of what the natural world is really like, and forming ideas about it). 그가 선구적으로 만들어 낸 많은, 세상을 뒤흔든(ground-breaking) 생각들이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것이다.

3. Search until you find a passion and go all out to excel in its expression
그의 삶 자체가 열정이었듯, 젊은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니까, 이미 다들 많이 들었을 이야기라 식상하지 않겠냐면서도 “열정을 찾으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찾으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열정을 발견하고 그것에 몰입을 하다보니, 그것만 붙잡고 전 세계를 누리다 보니, 어느 틈에 최고의 위치에 올라있는 것. 환경 탓을 하고 싶진 않지만, 부럽다.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모국어인 언어 하나만으로도 생물학, 곤충학, 개미학에 관련 모든 정보에 접근하고 세계 최고 석학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 부럽다. 개미 탐구는 커녕 요즘 운동장에서 개미 구경 할 틈이 있는 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열정만 따를 수 있을까. 대학생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열정은 있으나 졸업은 해야하니까 취직은 해야하니까 하는 핑계로 남들 하는거 하나둘 씩하다보면 졸업이다. 취직하면 이제 밥벌이다.

그래도 살아있는 한,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은 있겠지.

원문 인터뷰 읽기: http://news.harvard.edu/gazette/story/2014/04/search-until-you-find-a-passion-and-go-all-out-to-excel-in-its-ex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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